노란 화살표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노란 화살표가 있다는 것을 어느 작가의 책을 읽고 알았다. 그 길은 우리가 누리는 어떤 문명의 혜택을 잠시 보류한 채 걷는다는 것도 함께.그 어떤 지표나 지시 등이 없는 길을 걷는 그 길의 순례자들에게 유일한 지침은 바닥, 벽, 또는 나무에 그려진 노란 화살표뿐이라고.그 노란 표시는 그 길을 걷는 사람에게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다는 확신과 함께 길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을 종식시키는 데 충분하다.내가 사는 곳의 모든 길은 노란 화살표 투성이다. 굳이 산티아고를 가지 않더라도 모든 길은 트여 있고 또 길 끝에는 다른 길과 맞닿아 있어 길을 잃을 위험 같은 것은 없다.길은 단순히 땅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삶의 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늘 선택의 갈림..
2025.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