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착하네
2026. 9. 16. 02:30ㆍ카테고리 없음
지금보다 예전에는 '사람 착하다'는 말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 사람을 구해줄 수 있는 마패같던 때도 있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과거를 통해 지금의 그를 인정해 주는 신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관계의 폭이 좁던 시절에는 그 말이 일리가 있었을 것이나 지금은 모두가 박사인,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실재로 자기가 겪어보지 않았다 할지라도 보고 들은 것이 많아 때론 자기자신마저도 진정 그것이 내 것인지 한번쯤 확인을 해야만 한다. 그럴진대 착한 사람은 아무런 여과도 없이 말을 쏟는다. 그의 말이 상대에게 어떤 의미로 닿아 얼마만큼의 파장이 있을 것인지 전혀 안중에도 없다. 그는 착해서 악의가 없으므로 그것까지 생각하고 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솔직함이 아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나'이기 때문에 거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착한 사람의 말을 들은 다른 사람이 말한다. 사람이 착해, 그런데 말 습관일 뿐이니 이해하라고. 사람이 착하면 그가 뿌려놓은 것도 듣는 우리가 알아서 치워야 한다는 것인가? 그를 위해서가 아니고 그를 대해야 하는 나 자신을 위해 쓸어내리기를 하는 것이 낫긴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