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교관

2026. 9. 15. 12:56카테고리 없음

  감기가 걸리기 전에 증상이 있다. 재채기를 하고 꼭 한번 지나가는 것처럼 기침을 한다. 어쩌다 나온 기침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그러다가 두 세번을 하게 되면 아차, 싶다. 이미 감기 초기인 것이다. 그때부터는 약을 먹어도 감기 기세를 이길 수 없다. 일주 혹은 이주일은  꼬박 고생을 해야한다. 어제는 초기 대응을 하려고 시럽약을 용량대로 먹었다. 뜨거운 날에 뜯어놓은 푸성귀처럼 하릴없이 온 몸이 노곤해져 주체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의자에서 졸다가, 소파로 가서 널브러져 있다가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약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일찍 자고 말았다. 이때 만일 도둑이 들거나 불이 난다면 약기운이 언제냐는 듯 벌떡 일어났을 것이다. 인생에도 천적이 필요하다. 나를 긴장시키고 억 춘향이라도 할 수 있도록 나를 단련시키는 교관같은 것이 하나쯤은 반드시 필요하다.